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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 웨이브 영화 추천_프란시스 하_리뷰

by 박달타운 2022. 1. 8.

창작물에서 청춘이라 불리는 20대의 삶을 젊음과 열정이 가득 찬 모습으로 긍정적이게 그려지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 20대 청춘의 삶은 고달픈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더 고달파진 청춘들에게 프란시스 하는 남다르게 다가올 수 있는 영화입니다. 이번 포스팅은 영화 프란시스 하의 리뷰를 전달합니다.

 

 

 

사실적이게 그려낸 20대의 삶

 

영화에서 20대의 삶을 주요 테마로 다루면 극과 극을 볼 수 있습니다. 너무 가난하고 찌질해서 안쓰럽다고 느껴지거나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상류층 젊은이를 그려내면서 관객이 이질감을 받기도 합니다. 프란시스 하는 전자에 가깝지만 그래도 현실적이게 그려냈습니다.

 

뉴욕에서 발레리나를 목표로 꿈을 키워나가는 27살의 프란시스는 출판업계의 거물을 꿈꾸는 소피와 같이 살고 있습니다. 프란시스와 소피 모두 거창한 꿈을 꾸고 부유한 미래의 모습도 포부처럼 드러내지만 현실은 차갑기만 합니다. 당장 절친이자 룸메이트인 소피는 다른 집에서 살겠다며 떠나고 발레리나로서의 커리어도 계속 실패를 거듭합니다. 소피의 소개로 알게 된 레브와 벤지와 함께 동거하게 되지만 프란시스는 풀리지 않는 커리어와 경제적인 문제를 겪게 됩니다.

 

프란시스가 겪는 고민의 크기와 정도는 20대를 경험한 누구나 어렵지 않게 공감할 수 있습니다. 직장인이 되기 위해 취업 준비를 하거나 프리랜서, 사업, 공시 준비를 하는 누구나 프란시스의 고민에 자신의 상황을 대입시킬 수 있을 것 입니다. 프란시스와 소피가 겪는 인간관계와 관련한 고민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초중고를 지나 대학교를 졸업하고 각자의 삶을 살게 되면 이전과 같은 친구들과의 관계를 유지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프란시스와 소피도 각자의 삶을 살게 되면서 사소한 오해와 갈등이 점차 커져 관계 단절 직전까지 오지만 운 좋게 갈등이 해결되기도 하면서 관계를 유지하게 됩니다. 영화 밖인 우리들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소한 계기로 친했던 사람들과 멀어지기도 가까워지기도 합니다.

 

노아 바움백 감독은 다소 찌질할 수도 있는 프란시스의 삶을 제대로 연출하기 위해 영화를 흑백으로 만들었습니다. 화려하고 컬러가 화려한 뉴욕의 색감이 그대로 노출되었다면 프란시스가 극 중에서 겪는 고민들의 좀 더 가볍게 다가왔을 수 있지만 흑백이라 뉴욕의 거리는 좀 더 차분해 보이고 배경보다는 프란시스와 주변 인물들에 더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두서없고 친절하지 않은 그러나 매력있는

프란시스 하는 소재는 대중적이지만 영화 자체는 대중적이지 않습니다. 꿈을 향해 달려가는 20대를 그리는 내용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소재지만 영화 자체는 두서가 없고 불친절하며 흑백이라는 벽까지 있습니다. 흑백 영화는 프란시스 하에 어울리지만 대중적으로 흑백 영화는 익숙하지 않은 포맷이라 다소 이질적이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영화를 다 보고 내용을 요약해보려 하면 사실 한 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영화입니다. 주인공 프란시스가 발레리나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친구 소피와 투닥되는 것이 영화의 내용입니다. 거기에 큰 드라마나 서사적 완결성, 훌륭한 내러티브는 사실상 없습니다. 뉴욕에서 가난하게 사는 27살 여자의 조촐한 생존기라고 할 수 있거든요.

 

극 전개는 시간순으로 진행되긴 하지만 상황과 상황의 연결이 매끄럽지 않습니다. 마치 주인공 프란시스의 일기장이나 메모를 그대로 영상화한 것 같은 느낌입니다. 소피와 갈라선 프란시스가 갑자기 레브의 집에 머물게 되고 레브의 집을 떠나게 되는 과정도 급작스럽게 전개되는데 감독의 의도성이 느껴집니다.

 

일기장은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가장 솔직하게 털어놓는 공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기장을 보면 인물의 생각과 감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습니다. 프란시스 하는 프란시스의 일기장을 엿보는 것 같은 영화이기 때문에 프란시스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각각의 상황에서 프란시스의 감정과 생각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지 상황을 제대로 온전히 설명하는 것은 부차적이기 때문이죠.

 

프란시스 하 개봉 이후 주요 시상식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던 그레타 거윅은 누구보다 훌륭하게 프란시스를 연기했습니다. 그레타 거윅이 연기뿐만 아니라 각본에도 참여해서 그런지 프란시스 모습에는 그레타 거윅의 실제 모습이 많이 반영됐다고 합니다. 그래서 프란시스가 겪는 고민과 문제들이 그레타 거윅이 느껴왔던 고민이기에 연기도 자연스럽게 나왔지 않나 싶습니다.

 

프란시스 하는 대중적인 영화는 아닙니다. 꽤 진입장벽이 있지만 노아 바움백의 연출과 그레타 거윅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이 있습니다.

 

 

프란시스의 로맨스

프란시스 하를 다회차 관람한다면 다른 방식으로 영화를 볼 수도 있습니다. 프란시스가 꿈에 도전하는 내러티브보다 프란시스의 사랑에 초점을 맞추고 보면 다양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저는 프란시스와 소피의 관계를 단순한 친구 이상인 연인 관계로 생각했습니다. 프란시스와 소피의 관계가 친구 이상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은 꽤 있습니다. 소피와 계속 같이 살기 위해 남자 친구의 동거 제안을 거부하는 장면도 그렇고 벤지의 고백에도 프란시스는 별 관심이 없습니다. 매번 다른 여자들을 만나고 다니는 레브도 프란시스와는 친구 이상의 관계로 발전하지 못했습니다.

 

영화 후반부 프란시스는 낯선 모임에 가서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프란시스는 누군가와의 관계에서 원하는 순간이 파티에서 각자 다른 사람과 대화하고 있을 때 눈이 마주치면 서로 통한다고 느끼는 순간입니다. 그 순간은 영화 내내 나오지 않다가 마지막 후반부 파티에서 등장하며 그 대상은 소피였습니다.

 

그래서 프란시스 하를 프란시스와 소피의 로맨스로 보면 색다르게 감상할 수 있습니다. 프란시스와 소피가 말하는 미래의 포부가 사랑의 속삭임으로 들릴 수도 있으며 소피가 다른 집으로 독립하는 것도 프란시스라는 연인과 헤어졌다고 볼 수도 있죠. 다시 프란시스의 기숙사로 소피가 찾아온 것은 두 사람의 관계가 재결합됐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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