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엔틴 타란티노와 브래드 피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영화를 좋아한다면 누구나 좋아하는 영화인입니다. 각자의 영역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른 세 사람이 한 작품으로 만난 적이 있습니다. 오늘은 타란티노, 브래드 피트, 디카프리오가 한데 뭉친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인 할리우드의 리뷰를 전달합니다.
최고의 감독과 배우들의 만남
할리우드에는 재능 많고 개성이 넘치는 감독들이 많지만 개인적으로 타란티노가 제일 으뜸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만의 철학과 연출을 대중적으로 풀어내는 타란티노의 작품들은 많은 사랑을 받아 왔습니다. 타란티노는 이전부터 장편 영화 10개를 완성하고 은퇴한다고 공공연하게 밝혔는데 원스 어폰 어 타임인 할리우드가 아홉 번째 작품입니다.
타란티노의 이번 작품은 1960~70년대 할리우드와 미국 사회를 사실적이게 그려내며 거기에 타란티노 맛을 듬뿍 담았습니다. 여기에 브래드 피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마고 로비, 알 파치노같은 배우들이 참여해 영화를 빛냈습니다.
타란티노 감독에게 별 관심이 없어도 브래드 피트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영화를 보지 못한 사람은 거의 없을 것 입니다. 브래드 피트는 최근 제작자로 활동하고 배우로서는 정점에서 내려왔지만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최근 돈룩업이라는 작품에도 출연하면서 아직까지 최고의 배우 자리에서 군림하고 있습니다.
브래드 피트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배우로 출연한 작품을 합치면 70편이 넘는데 특이한 점은 원스 어폰 어 타임인 할리우드 이전에 두 배우가 함께 출연한 작품이 없었습니다. 그래도 타란티노 감독과는 초면이 아닙니다. 브래드 피트는 '바스터즈'에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장고'에서 타란티노 감독과 호흡을 맞췄습니다.
타란티노 감독만의 연출과 브래드 피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 이 영화를 보는 이유는 충분합니다. 영화 자체는 1960년대 후반의 미국 사회상을 그려내기 때문에 당시 미국 사회에 관한 사전 지식이 없다면 다소 지루하고 이해가 가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점을 차치하더라도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동안 브래드 피트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내뿜어내는 존재감은 압도적입니다. 처음으로 호흡을 맞추는 두 배우이지만 베테랑다운 좋은 파트너십을 보여줬습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극중에서 한물가고 있는 영화배우 '릭 달튼'을 연기했고 브래드 피트는 릭 달튼의 스턴트 배우 겸 매니저인 '클리프 부스'를 맡았습니다.
영화에서 릭 달튼이라는 인물을 잘 알려주고 인상적인 장면은 서부 영화 촬영장에서 대사를 까먹으며 배우로서 좌절에 빠진 릭 달튼이 절치부심해서 정신을 되찾고 열연을 펼쳐 감독의 칭찬을 받는 장면입니다. 배우 커리어에서 위기를 겪고 있는 불안과 고민은 디카프리오 스스로도 인터뷰에서 누구보다 공감한다고 밝혔습니다. 대사를 잊은 배우가 좌절하고 분노하는 모습과 열연을 통해 감독과 주변 동료로부터 인정받아 배우로서 그리고 인간으로서 자신감과 자존감을 받는 모습을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기가 막히게 연기했습니다.
클리프 부스를 잘 대표하는 장면은 영화 중반 히피 퍼시캣을 따라 히피촌에 홀로 방문하는 장면입니다. 히피들이 어떻게 나올지 모르는 위험한 상황에서 옛 친구 조지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는 모습은 클리프 부스라는 인물을 제대로 설명하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이전에 수많은 위기와 위험을 겪어 왔고 자신감이 충만하기 때문에 그런 행동을 취한다고 해석할 수 있으며 다른 배우가 했다면 다소 어색하고 치기 어리다고 볼 수 있지만 브래드 피트의 무게감과 존재감이 클리프 부스 행위에 의미를 부여합니다.
타란티노의 샤론 테이트 살인 사건 재해석
원스 어폰 어 타임인 할리우드는 크게 세 줄기로 나눌 수 있습니다. 저물어가는 배우 릭 달튼의 생존기와 한량스러운 클리프 부스의 삶 그리고 마고 로비가 연기한 샤론 테이트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샤론 테이트가 크게 유명하진 않지만 미국에서는 샤론 테이트는 영화계에서도 사회적으로도 유명한 인물입니다. 샤론 테이트는 1960년대 영화계에서 크게 인기를 얻던 배우로 당시 촉망받던 감독인 로만 폴란스키와 결혼해서 유명세가 대단했습니다.
원스 어폰 어 타임인 할리우드의 장면에서 1969년 8월 8일이라는 날짜는 중요하게 강조됩니다. 클리프 부스와 릭 달튼이 이탈리아에서 미국에서 귀국하는 날이기도 하지만 샤론 테이트가 히피 일당에게 습격받았던 날이기도 합니다. 실제 역사 속에서 샤론 테이트는 히피 일당의 리더 격인 찰스 맨슨이 이끄는 조직원들에게 습격당해 살해당합니다. 타란티노 감독은 영화 자체를 1960년대 샤론 테이트에 관한 헌사로 바치며 끔찍했던 샤론 테이트 사건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유쾌하게 재해석합니다. 아마 타란티노 영화를 즐겨 봤다면 어떻게 연출했을지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습니다.
영화에서 마고 로비가 연기한 샤론 테이트가 한가로이 드라이브를 하고 친구를 만나거나 자신이 출연한 영화를 보는 장면이 왜 포함되었고 지루할 정도로 들어갔는지 이해가 가지 않을 수도 있는데 샤론 테이트 살인 사건을 알고 있다면 어느정도 타란티노 감독의 의중을 엿볼 수 있습니다.
다른 배우들의 연기가 워낙 훌륭해 마고 로비의 연기가 인상적이진 않지만 역시나 훌륭한 비쥬얼을 보여 줍니다. 타란티노 감독 또한 영화 구상 과정에서 샤론 테이트의 배역은 마고 로비만 생각했을 정도로 마고 로비는 샤론 테이트와 딱 들어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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