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 팬을 위한 최고의 선물 '더 퍼스트 슬램덩크 더빙판' : 리뷰, 쿠키

26년 만에 돌아왔습니다. 30대 이상 남자분들이라면 누구나 기억하는 그 작품. 농구 만화 슬램덩크입니다. 오늘은 26년 만에 이노우에 다케히로 원작자의 참여가 들어간 극장판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리뷰와 쿠키 정보를 전달합니다.

송태섭을 위한 선물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송태섭입니다. 원작 만화책에서도 송태섭은 다른 주요 인물들에 비해서 서사가 부족한 편이었습니다.

강렬한 빨간머리의 강백호가 풋내기 시절부터 경이적인 신체능력을 보여주는 선수로 성장하기까지 성장 스토리가 잘 만화책에 잘 드러나듯 정대만, 채치수의 이야기도 많습니다. 그래서 정대만을 강백호보다 좋아하는 팬들도 많죠. 키 작고 센 척하지만 강백호와 죽이 잘 맞는 좋은 선배이기만 했던 송태섭에게 드디어 자신만의 이야기가 부여되었습니다.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송태섭에게는 자신만큼 소중한 3살 터울의 형이 있었고 형은 지역에서 꽤 잘하는 농구 선수였습니다. 형을 동경의 대상으로 여기던 송태섭이 농구를 좋아하게 된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었고 형 같은 농구 선수가 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불의의 사고로 형이 세상을 떠나자 의지할 곳이 없었던 송태섭은 농구에만 의지하게 된 것이죠.

극장판은 송태섭의 과거와 산왕 경기를 교차로 보여주며 흘러갑니다. 슬램덩크에서 가장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산왕 경기의 명장면이 그대로 나오면서 송태섭의 이야기까지 들어가 슬램덩크 올드팬들의 감성을 자극합니다.

완결이 난지 20년이 넘은 작품이고 타깃층 자체도 신규 팬이 아닌 올드 팬이기 때문에 신규 팬이 보기에는 진입장벽이 있고 불친절한 편입니다. 산왕이 누군지도 왜 저들이 전국 재패를 외치는지, 각 캐릭터 간의 관계도 익숙하지 않습니다. 물론, 슬램덩크에 대해 배경지식이 없는 분들도 재밌게 볼 수 있는 요소들이 많습니다. 만화책으로만 표현되던 산왕전의 명장면을 3D 애니메이션과 펜화가 살아있는 그래픽으로 표현하기 때문에 보는 맛이 있습니다.

연출도 훌륭한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단순히 원작의 재현에만 있지 않습니다. 충분히 원작을 살리면서도 애니 극장판만의 재미도 첨가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연출이 재미를 극대화시킵니다.

송태섭의 과거를 그리는 장면에서도 꽤 인상적인 연출이 있는데 송태섭의 가족이 세상을 떠나고 어머니가 위패 앞에서 홀로 슬퍼하는 장면입니다. 큰 형에게 의지하지만 하던 송태섭은 어렸을 때부터 의존적인 모습들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어머니가 슬퍼해도 먼저 나서서 위로하지 못하고 우물쭈물 지켜보기만 했죠. 시간이 흘러 송태섭이 성장해 한 어른으로서 아들로서 자리매김하게 되자 어린 시절 어머니를 안아주지 못했던 송태섭이 북산 유니폼을 입은 현재의 송태섭으로 바뀌어 어머니를 위로해 드립니다. 이 장면이 꽤나 감동적이라 집중해서 보시길 추천합니다.

산왕 경기에서 20점 차 이상으로 벌려지던 점수가 강백호와 송태섭, 정대만의 활약으로 북산이 따라잡게 되자 정우성과 이명현, 신현철을 중심으로 한 산왕이 1티어 고교팀에 걸맞은 경기력을 보여줍니다. 그 과정에서 연출이 좋습니다. 화려함을 일부러 걷어내어 더 효과를 극대화하는 느낌을 줍니다. 후반부부터 진공 상태에 빠진 듯 소리가 없어지게 되어 보는 관객은 실제 관객처럼 숨을 죽이고 산왕과 북산 선수들의 접전을 보게 됩니다. 그러다가 누구나 아는 슬램덩크 명장면이 재현되고 소리가 돌아오게 되면 그제야 호흡이 편하게 트이게 됩니다.

영화를 보기 전에는 애니메이션이니 나중에 OTT에 나오면 볼까 했는데 영화를 직접 보고나니 사운드와 영상미가 좋은 편이라 영화관에서 보는 것을 적극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