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유관중으로 진행된 대구와 전북과의 경기에서 전북 팬들은 특이한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바로 신인 이성윤의 선발 출전이다. 이성윤은 6라운드 인천전에서 첫 선발 출전한 이후 9경기만에 출전하게 되었다. 전북은 리그 15경기를 치르는 동안 U22로 3명의 선수를 활용했다. 조규성과 이수빈, 이성윤이다. 4경기를 제외한 11경기에서 조규성이 출전해 조규성은 전북 U22의 첫 번째 선택이었지만 이성윤의 등장으로 상황이 달라졌다.
이성윤은 6라운드 인천과의 경기에서 데뷔한 2000년생 신인이다. 185cm의 큰 키와 빠른 발이 장점이며 최전방 공격수와 윙 포지션 둘 다 소화 가능하다.유소년 시절부터 또래들 사이에서 저돌적인 돌파로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인천전에서는 왼쪽 윙어로 출전해 38분을 소화하며 깊은 인상을 남기진 못했지만 대구전에서는 발전된 모습을 보여줬다. 63분을 소화하며 저돌적인 모습과 날카로운 슈팅을 선보였다. 왼쪽 윙어에 활용되던 쿠니모토와 무릴로 모두 전통적인 윙어 스타일이 아니라 돌파, 슈팅, 크로스 같은 윙어에게 기대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는데 이성윤이 대구전에서 이 기대치를 충족시켜줬다. 특히, 활동량을 많이 가져가며 수비에서의 공헌이 컸다. 지상경합을 7번 성공해 63분 소화한 선수가 양 팀 선수 통틀어서 가장 많이 경합에 성공했다. 경합 이외에도 인터셉트, 차단기록이 전북 선수 중에서도 상위권을 기록했다. 이성윤의 측면 파트너 김진수가 매경기 윙어처럼 적극적으로 전방으로 올라가기 때문에 역습의 위험이 항상 있다. 이성윤의 적극적인 수비가담 덕분에 전북은 계속해서 공격에 집중할 수 있었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구스타보, 바로우, 신형민의 영입으로 전북의 스쿼드 운영에 변화가 생겼다. U22의 첫 번째 선택이었던 조규성은 이동국의 부상, 밸트비크의 부진으로 인해 출전 기회를 많이 부여받았다. 하지만, 기회에 비해 아직 1부 무대에서 활약하기에는 부족함이 많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동국의 부상이 길어졌고, 조규성도 1부 무대 적응에 애를 먹자 전북은 브라질 특급 공격수 구스타보를 데려왔다. 구스타보를 활용하기 위해 스트라이커에 활용하던 U22를 다른 포지션에 활용해야 했다. 수비수, 골키퍼 자리에는 기존 선수들을 대체할만한 젊은 선수를 찾기 어려웠고 오른쪽 윙어 자리는 한교원이 올 시즌 사실상 전북의 에이스급 활약을 보여주고 있어 뺄 수가 없다. 중앙 미드필더 자리도 이승기, 쿠니모토, 김보경이 치열한 주전 경쟁을 펼치고 있어 신인이 들어갈 자리가 없다. 남은 자리는 왼쪽 윙어와 손준호를 대체할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다. 모라이스 감독은 이번 시즌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하는 손준호의 체력 부담을 덜기 위해 포항에서 데려온 이수빈을 활용해봤지만 실패했다. 4라운드 강원전, 10라운드 상주전에 이수빈을 선발 출전시킨 결과 두 경기 모두 졌다. 또한, 여름 이적시장에서 전북의 중원을 오래 책임졌던 신형민을 다시 데려와 이수빈이 들어갈 자리가 더욱 좁아져 U22를 활용할 포지션이 왼쪽 윙어만 남았다. 조규성을 윙어 포지션에 실험한 적이 있었지만 맞지 않는 자리라는 것을 보여주기만 했다.
이성윤의 또 다른 장점은 양측면 포지션 모두 소화 가능하다는 점이다. 유소년 시절에는 오른쪽 윙어가 주 포지션이기 때문에 한교원 자리를 대체할 수도 있다. 모두 바로우가 왼쪽 윙어로 선발 출전한다면 이성윤을 오른쪽에 배치해 구스타보와 바로우 둘 다 선발에 활용할 수 도 있다. 혹은 차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재개로 인한 경기 일정이 타이트해지면 이성윤을 출전시켜 주전들의 체력을 보존할 수 있다. 울산과의 역대급 리그 우승 경쟁과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우승 모두를 노리는 전북 입장에서 스쿼드 운영에 알토란 같은 도움을 주는 이성윤의 등장은 가뭄의 단비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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