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안양 서준석 의무팀장 인터뷰 “원클럽맨 의무 트레이너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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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인터뷰

FC안양 서준석 의무팀장 인터뷰 “원클럽맨 의무 트레이너가 되고 싶다.”

by 박달타운 2020. 5. 13.

축구팀에는 다양한 스태프가 존재한다. 서로 다른 임무를 수행해 조화를 이뤄 곧 다가오는 경기, 더 나아가 한 시즌을 성공적으로 치른다. 그중에서 경기 날이면 선수들만큼이나 경기장을 질주하는 스태프가 있다. 바로 의무 트레이너이다. 다른 스태프에 비해 팬들에게 노출이 많이 되기 때문에 익숙하면서도 정확히 어떤 업무를 수행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FC안양 서준석 의무 팀장을 통해 의무 트레이너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만나서 반갑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한다.

 

만나서 반갑다. FC안양에서 의무 팀장을 맡고 있는 서준석이라고 한다.

 

 

축구팬에게 의무 트레이너는 경기장 혹은 TV 중계를 통해 볼 수 있어 익숙하지만, 정확히 어떤 업무를 하는지 아는 팬은 많지 않다. 구단에서 어떤 업무를 하는지 설명해달라.

 

여러 가지가 있지만 분류를 한다면 경기 전, 경기 중, 경기 후로 나눌 수 있다. 경기 전에는 선수들의 컨디션을 최상의 상태로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다양한 운동을 처방하고, 메뉴얼에 따른 관리, 그리고 선수별로 영양제를 잘 먹고 있는지 점검한다. 간단히 말해서 선수들이 다가오는 경기에 최상의 컨디션으로 출전할 수 있게끔 준비하는 단계다.

 

시합 중에는 하는 일이 많고 가장 중요하다. 그중에서 제일 중요한 업무는 경기 중 어떤 상황에서 부상자가 발생했는지 체크하는 것이다. 그래야 어떤 부위가 문제가 있고 어떤 처방을 내려야 하는지 빨리 판단할 수 있다. 경기에 집중하고 있다가 상황이 발생하면 바로 달려갈 수 있게끔 준비하고 있다.

 

경기 후에는 경기에서 발생한 부상자를 관리한다. 가벼운 경우 쉬게 하고, 전문의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 병원에 데려간다. 그 후 치료, 재활과정을 거쳐 다시 선수가 경기장으로 복귀할 수 있게끔 돕는다. 좀 복잡한가?

 

아니다. 깔끔한 정리였다. 2011년 신영록 선수가 경기 중 쓰러진 이후 의무 트레이너에 관한 관심과 중요도가 커진 것 같다.

 

맞다. 안타깝지만 그 이후 의무 트레이너에 대한 관심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응급 상황 제도 개선, 지원책이 생겨 과거보다 의무 트레이너의 역할이 커졌다. 하지만 해외 리그와 비교해 본다면 아직 의무 트레이너에 대한 대우는 조금 아쉬운 면이 있다.

 

분위기를 바꿔서 어떤 이유로 의무 트레이너란 직업을 택하게 됐나?

 

처음에 헬스 트레이너를 하다가 매너리즘에 빠졌다. 더 발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은사님을 만나게 되면서 재활 분야를 공부하게 됐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의무 트레이너를 목표로 하게 됐고 관련 자격증을 따면서 준비했다. 그런 준비 과정 후 결국 의무 트레이너가 됐다.

 

 

의무 트레이너가 되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준비를 했나?

 

안양에 오기 전에는 재활 센터, 병원에서 근무하면서 실전 경험을 쌓았다. 그리고 아마추어 축구팀, 야구팀, 필드하키팀에서 의무 트레이너를 했다. 재활 센터와 아마추어 팀에서의 경험이 나에게 많은 도움이 됐다. 안양에 들어와서도 수월하게 적응할 수 있었다. 바로 프로팀에 진출하는 것보다 재활 센터나 아마추어 팀에서 일단 경험을 쌓는 것을 추천한다.

 

 

종목마다 다치는 부위가 다를 것 같은데.

 

맞다. 종목마다 다르다. 필드하키는 손목을 많이 다치고, 야구는 팔꿈치나 어깨를 주로 다친다. 축구는 다른 스포츠보다 격렬해서 상, 하체 가리지 않고 다치지만 발목, 무릎, 햄스트링 쪽이 좀 더 빈도가 높다.

 

 

혹시 국내 선수와 외국 선수 간 재활 할 때 회복속도가 차이가 있나?

 

명확하게 말할 수 있는 건 내가 생각하기에 인종 차이 보다 개인차가 있다.

병원에서 일주일 처방받았는데 3일 만에 낫는 선수도 있고, 반대로 2주 넘게 가는 선수도 있다. 인종 차이가 없진 않은데 개인차가 더 크다고 생각한다.

 

 

안양 선수 중에서 가장 재활을 열심히 받는 선수와 엄살을 부리는 선수는 누군가?

 

성실한 선수들은 많다. 그중 강준우, 방대종, 김민식 선수가 프로 생활을 오래 한 만큼 몸 관리에 성실하고 철저하다. 불성실한 선수는... 노코멘트하겠다.

 

 

FC안양 의무 팀장으로 있으면서 가장 보람찬 순간과 힘들었을 때는 언젠지?

 

가장 보람찼을 때는 선수가 다치고 내 손으로 재활시킨 후 복귀 골을 넣었을 때 뿌듯하다. 거기에 플러스로 그 친구가 나를 위해 세레모니하면 기쁨이 두 배가 된다.

 

힘들었을 때는 작년에 무승 행진이 길었던 적이 있다. 팀 분위기가 쳐지니 의무팀도 덩달아 같이 처지더라. 지금은 팀에 부상자가 많아 현재 가장 큰 고민거리다.

 

 

경기장에서 치료 중 생긴 에피소드가 있을 것 같다.

 

시즌 초 아산 무궁화 전에서 상대 팀 정다훤 선수가 쿠아쿠와 헤딩 경합 중 의식을 잃은 적이 있었다. 아산 무궁화 의무팀뿐 만 아니라 우리 팀도 다 같이 참여해 정다훤 선수가 의식을 회복하도록 도운 것이 기억에 남는다.

 

 

재활한 선수 중에서 누가 가장 기억에 남는지?

 

다 기억에 남지만, 굳이 뽑자면 구대영, 정재용, 김원민 이렇게 3명이다.

 

구대영 선수는 둘 다 첫 프로팀이 안양이고, 선수 자체도 워낙 착하고 성격이 좋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이 개인적으로 많이 다쳐 내가 케어 하는 일이 많았다. 그래서 애착이 있는 선수다.

 

정재용 선수는 내가 작년에 아들을 낳았는데 정재용 선수가 그걸 기억하고 있다가 경기에서 골을 넣고 나를 위해 세레모니를 해줬다. 고맙기도 해서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다.

 

김원민 선수는 2014시즌에 햄스트링에 문제가 있어 계속 관리를 했다. 그러다 나중에 경기에서 골을 넣고 나를 향해 뛰어오더라. 좋으면서도 뭉클한 기분이 들었던 기억이 난다.

 

 

 

축구팀에 들어가 의무 트레이너를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해달라

 

앞서 말한 것처럼 바로 프로팀으로 오는 것보다 먼저 재활센터, 아마추어 팀에서 경험을 쌓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런 경험을 갖고 프로팀에 간다면 자기 발전에 더욱 도움이 될 것이다. 자격증의 경우 대한축구협회에서 진행하는 선수 트레이너 자격증이 있어야 팀에 들어올 수 있다. 또한, 최근에는 심리 치료도 중요해지고 있다. 다친 선수에게 무작정 파이팅을 외친다고 재활 효과가 좋을 리가 없다. 나는 치료실이 옛날 사랑방이라고 생각한다. 치료 과정에서 선수와 소통이 필요해서 심리학을 공부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의무 트레이너에게 필요한 자세나 마인드가 있을까?

 

주연을 빛내는 조연의 자세가 필요하다. 물론 자신의 인생에서는 주연이지만 팀에서는 빛이 나지 않더라도 묵묵히 선수들이 빛날 수 있게 해야 한다. 희생, 헌신하고자 하는 마인드가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매 경기 팬들은 의무팀의 전력 질주를 볼 수 있다. 혹시 빠른 발도 의무팀이 갖추어야 할 조건인가?

 

빠르면 좋다. 무조건 좋다. 더 빨리 응급상황을 대처할 수 있지 않나.

 

 

앞으로 개인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국가대표 의무팀에 가는 것도 좋지만, 지금 속해있는 안양이 더 탄탄해져서 오래 머물고 싶다. 또한, 구단도 날 필요로 했으면 좋겠다. 할 수 있다면 원클럽맨 의무 트레이너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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