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두암에서 송악산 인증센터까지 73km를 달린데 이어 다음 날에는 70km를 이동했는데요. 개인적으로는 이 날의 거리와 음식이 가장 맘에 들 정도로 좋았습니다. 이번 포스팅은 제주도 자전거 여행에서 송악산부터 표선해변까지의 루트를 소개합니다.
송악산 -> 법환바당
첫날 숙소에서 잘 때 이번 자전거 여행이 망하는 거 아닌가 했습니다. 날씨를 봤는데 다음 날 내내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었거든요. 다음 날 말고도 이틀 내내 비가 온다고 해서 자전거 여행은 접어야 하나 싱숭생숭한 마음으로 잤는데 아니나 다를까 새벽에 비가 쏟아지더라고요. 에라 모르겠다 하고 잤는데 다음 날 일어나 보니 사진처럼 쨍쨍하게 맑았습니다. 체크 아웃이 11시까지였지만 70km를 가는 일정이라 그냥 9시에 숙소에서 나와 서둘러 출발을 했습니다.
송악산 인증센터 주변이 관광지라 그런가 식당이 많았는데요. 가볍게 먹고 싶어 보말죽을 선택했습니다. 비쥬얼은 먹음직스럽진 않을 수 있는데 무척 고소하고 맛있더라고요. 보말은 고동을 말하는 거라 누구나 호불호 없이 먹을 수 있는 식재료입니다. 제주도에는 보말을 이용한 요리가 많더라고요. 보말죽, 보말 미역국, 보말 칼국수 등을 쉽게 만날 수 있으니 한 번 먹어보는 것을 추천해요.
송악산에서 법환바당으로 가는 길은 경치가 가장 좋았습니다. 날씨가 좋기도 해서 하늘도 맑고 바다도 푸르더라고요. 사진에 멀리 보이는 섬은 형제섬이었던 것 같습니다. 가는 길도 좋았어요. 송악산으로 진입하는 루트는 완만한 오르막 길이라 가다 걷다가를 반복했는데 송악산에서 나가는 루트는 오르막 길과 내리막 길이 반복이라 페달 밟는 재미가 있습니다.
법환바당 인증센터는 법환포구 주변이라 횟집과 카페가 꽤 많았습니다. 아, 이때 잠깐 소나기가 와서 피할 겸 식사할 겸 보말 미역국을 먹으러 갔는데요. 맛있었습니다. 반찬도 정갈하고 미역국도 감칠맛 좋고 고소하니 맛있더라고요. 그렇게 배가 고픈 상태도 아니었는데 남기지 않고 먹었습니다.
법환바당 ~ 쇠소깍
법환바당에서 쇠소깍 인증센터로 가는 길은 13km로 짧은 편인데요. 희한하게 가는 길에 동물을 많이 만났습니다. 제주도 답게 말을 만나기도 했는데 목장이나 초원이 아니라 시골 마을에 한 마리가 좁은 마당 같은 곳에서 얌전히 있어서 신기했네요.
외곽 도로 한참 가는데 길 한 복판에 개 한 마리가 누워있기도 했습니다. 유기견인지 들개인지 헷갈렸는데 가까이 다가가도 얌전한 걸 보니 들개는 아닌 것 같더라고요. 더운 날씨에 헥헥거리고 있어 마음이 좀 쓰였는데 나중에 찾아보니 제주도에서는 목줄 안 하고 풀어놓고 키우는 분들이 있다고 해서 요 녀석도 그런 게 아닌가 싶네요.
쇠소깍 인증센터가 있는 곳은 관광지 중 하나라 가족 단위 관광객이 많았습니다. 주변에 카약을 타는 곳이 있어서 대기하는 사람들이 많았거든요. 저는 혼자와서 타볼 수는 없었지만 가족이나 친구끼리 방문한다면 한 번 정도 타보면 좋을 것 같더라고요. 인증 수첩에 도장이 절반 넘게 찍히긴 했는데 생각보다 깔끔하게 찍기 어려워서 조금 아쉬웠네요.
쇠소깍 ~ 표선해변
쇠소깍에서 표선해변으로 가는 루트는 28km에 해변 도로를 따라가는 거라 크게 어렵지 않았습니다. 이쯤와서는 이제 어느 정도 저만의 라이딩 노하우가 생기기도 했고요. 얼추 10km 정도 가면 10분에서 15분 정도 쉬다가 갔습니다. 사람마다 다를 수 있긴 한데 저는 자전거를 오래 타면 하체보다 팔목, 어깨 같은 상반신이 아프더라고요. 스트레칭도 하고 숨 좀 돌릴 요량으로 가다가 적당한 곳이 보이면 쉬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편의점이 가장 쉬었다 가기 딱 좋았습니다. 제주도 자전거 길 곳곳에 있기도 하고 앉을 수 있는 의자에 시원한 음료를 바로 구매해 마실 수 있으니까요. 가격도 저렴하죠. 바닷가라 카페도 많긴 한데 카페는 각 잡고 쉬었다가 가야 하는 느낌이라 잘 가지는 않았습니다.
표선해변 인증센터도 관광지 한 복판에 있어 관광객이 많았습니다. 주변에 좋은 펜션이나 호텔도 많이 보이긴 했는데 저는 더 들어가 표선면 쪽에 있는 숙소로 갔습니다. 그 전에 묵었던 숙소처럼 에어비앤비에서 3만 원대에 예약한 곳인데요. 그전 숙소가 너무 좋아서인지 이번 숙소는 약간 실망스러웠습니다. 오래된 구옥이라 조금 냄새도 났고 테라스가 있어 쾌적했던 이전 숙소와 다르게 좀 답답한 느낌이 났습니다. 그래도 가격이 워낙 저렴하기도 하고 하루 묵기에 나쁘진 않았습니다.
숙소에서 짐 풀고 씻고 힙으뜸 스트레칭 해주고 저녁 먹으러 나갔습니다. 제주도 왔으니 해산물 좀 먹어보자 싶어서 갈치조림으로 결정. 가격대 괜찮고 국물 칼칼하고 갈치도 비린맛 전혀 없어 맛있게 먹었습니다. 이걸로 2일 차 여행은 끝.
2일 차 자전거 여행을 정리해 보면
2일차 : 70km | 송악산 - 법환바당 | 29km |
법환바당 - 쇠소깍 | 13km | |
쇠소깍 - 표선해변 | 28k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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