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추천 작품을 물어본다면 거의 항상 거론되는 작품이 있습니다. 바로 닐 블롬캠프 감독이 연출한 '디스트릭트 9'입니다. 이번 포스팅은 닐 볼롬캠프 감독이 연출한 단편 영화 '오츠 스튜디오'의 리뷰를 전달합니다.
오츠 스튜디오?
오츠 스튜디오는 SF 장르 대표 감독인 닐 블롬캠프가 설립한 단편 영화 제작 스튜디오입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출신의 닐 블롬캠프는 필름 스쿨을 다니며 CG 특수효과와 애니메이션 등을 배운 다음 다양한 광고 영상과 단편을 연출하며 커리어를 시작했습니다. 이후 '반지의 제왕'으로 유명한 피터 잭슨의 눈에 띄어 장편영화를 만들게 되었고 그게 바로 디스트릭트 9입니다.
2009년에 개봉했던 디스트릭트 9은 2억 달러가 넘는 흥행수익을 거두며 대송공했습니다. 당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작품상과 각색상, 편집상, 시각효과상에 노미네이트되면서 작품성도 인정받은 작품입니다. 이후 닐 블롬캠프는 오츠 스튜디오를 설립해 자체 제작한 단편 SF 영상을 유튜브를 통해 공개하다가 최근에 넷플릭스를 통해서도 그동안의 오츠 스튜디오 작품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넷플릭스에 공개된 오츠 스튜디오의 작품은 총 10개의 에피소드로 짧게는 4분 길게는 26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SF, 애니메이션, 블랙 코미디 등 다양한 장르의 단편이 들어있고 각각 에피소드의 완성도와 매력도 높아 추천할만한 작품입니다.
하지만 오츠 스튜디오 단편은 하나의 완성된 작품이 아니라 견본에 가깝습니다. 멜론에서 1분 미리듣기를 듣는 것처럼 흥미진진하다 싶으면 영상이 끝납니다. 한마디로 오츠 스튜디오에서 만든 작품은 투자자의 투자를 기다리고 있는 작품들입니다. 우리가 이런 컨셉의 작품을 구상하고 있고 이정도 작품 퀄리티를 보여줄 수 있으니 관심있으면 장편 제작에 투자하라는 것 입니다.
인트로에 가까운 작품을 보기가 꺼려진다면 감상을 권하진 않고 SF 장르를 좋아하고 향후에 장편으로 나올지도 모르는 작품의 초창기 버전을 보고 싶다면 오츠 스튜디오 작품 감상을 추천합니다.
오츠 스튜디오 에피소드 리뷰
넷플릭스에 공개된 오츠 스튜디오 에피소드는 총 10개입니다. 10개 에피소드 목록은 아래 표를 보시면 알 수 있습니다.
라카 | 21분 |
파이어베이스 | 26분 |
빌의 요리교실 | 10분 |
신의 장난 | 7분 |
자이고트 | 22분 |
나쁜 대통령 | 6분 |
애덤 에피소드 2 | 6분 |
애덤 에피소드 3 | 8분 |
그단스크 | 4분 |
메뚜기 폭탄 | 7분 |
모든 에피소드가 SF 단편은 아니며 코미디, 애니메이션 장르가 섞여 있습니다. 모든 에피소드를 봐도 좋지만 취향에 맞게 에피소드를 선택해 봐도 충분히 만족스럽게 감상할 수 있습니다.
제가 추천하는 에피소드는 '라카', '파이어베이스', '빌의 요리교실', '자이고트' 이렇게 4개 입니다.
라카
오츠 스튜디오가 맨 처음 공개한 에피소드는 '라카'입니다. 라카는 사실상 에일리언 시리즈와 궤를 잇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닐 블롬캠프는 2009년 디스트릭트 9 흥행 이후 새로운 에일리언 시리즈를 기획했습니다. 원작 에일리언 2의 주인공 리플리와 힉스 그리고 에일리언 제노모프를 중심으로 새로운 에이리언 시리즈를 만드려 했는데 실제로는 리들리 스콧의 '프로메테우스', '커버넌트' 시리즈가 나오며 닐 블롬캠프의 에일리언은 무산되었습니다.
에일리언 시리즈는 무산되었지만 닐 블롬캐프는 오츠 스튜디오를 통해 시고니 위버와 라카를 만들었습니다. 라카는 먼 미래 지구가 외계 생명체에 멸종 위기에 처하게 되고 시고니 위버가 이끄는 저항군이 외계 생명체와 맞서는 내용입니다. 오츠 스튜디오가 창조한 외계 생명체 퀄리티가 상당하며 인간의 뇌파를 조종해 인간을 통제한다는 설정도 흥미롭습니다. 또한, 시고니 위버를 비롯한 배우들의 연기도 꽤 훌륭합니다. 개인적으로 파이어 베이스와 함께 라카가 오츠 스튜디오 작품 중에서 제일 만족스러웠습니다.
라카는 디스토피아 SF 장르와 에일리언 시리즈물을 좋아한다면 재밌게 볼 수 있는 에피소드입니다.
파이어베이스
'파이어베이스'는 베트남 전쟁을 배경으로 하며 강의 신이라 불리는 괴생명체와 미군과의 대결을 다룬 내용입니다. 강의 신이라는 괴생명체는 미군의 공격으로 가족을 잃은 뒤 깊은 분로로 인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총으로 쏴도 네이팜탄으로 공격해도 생체기 하나 나지 않고 미군을 학살합니다. 강의 신과의 대결에서 살아남은 미군 한명이 강의 신과의 재대결을 준비하는 과정을 그려냅니다.
라카와 함께 파이어베이스는 오츠 스튜디오 에피소드 중에서 제일 흥미로운 작품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오츠 스튜디오의 에피소드 중에서 라카와 파이어베이스는 장편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존 SF 장르와 다른 매력적인 설정이 있고 기존 에피소드 작업물의 퀄리티도 상당해 장편으로 나온다면 꽤 좋은 반응을 얻지 않을까 합니다.
닐 블롬캠프는 실제로 단편으로 제작해 장편으로 만든 사례가 있습니다. 디스트릭트 9도 처음에는 단편으로 만들었다가 피터 잭슨을 비롯한 제작 지원과 투자를 받아 장편으로 만들어 성공시켰습니다. 파이어베이스는 장편 제작 펀딩까지 진행했다가 무산되었지만 이번 넷플릭스 공개 이후 재차 펀딩을 추진한다면 이전과 달리 성공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빌의 요리교실
빌의 요리교실은 다소 진지하고 무거운 오츠 스튜디오 에피소드 중에서 환기가 되는 에피소드입니다. 과거 미국의 홈쇼핑 광고를 형식으로 남녀 쇼호스트가 광고를 진행하는데 항상 마무리가 기괴하게 끝나게 됩니다. 10분동안 다마수, 만능 채소 기계, 스무디, 초밥 제품을 광고하는데 끝으로 갈수록 쇼호스트의 의도대로 흘러가지 않습니다.
점점 표정이 무너지고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한 여자 쇼호스트의 반응과 망한 것을 알면서도 억지로 방송을 진행하려는 남자 쇼호스트의 반응을 지켜보는 것이 상당히 재밌습니다.
자이고트
자이고트는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에서 괴생체에게 공격을 당했고 살아남은 여자와 남자가 도망치는 내용입니다. 되게 간단한 플롯이지만 짜임새가 좋고 타이트한 구성이라 긴장감을 유발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특히, 여자 주인공으로 유명 배우 다코다 패닝이 출연해 몰입감을 줍니다.
괴물의 설정도 꽤 흥미로운데 단순히 빠르고 강력한 일반적인 괴물이 아니라 타인의 몸을 괴물이 자신의 몸에 흡수해 신체와 지식을 모두 활용한다는 설정입니다. 파이어 베이스, 라카와 함께 장편화가 되어도 괜찮을만한 오츠 스튜디오 에피소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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