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일상에 관한 찬사 : 네이버 웹툰 유미의 세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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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일상에 관한 찬사 : 네이버 웹툰 유미의 세포들

by 박달타운 2022. 4. 16.

네이버웹툰-유미의세포들
유미의 세포들

 

우리는 특별함에 대한 환상이 있다. 특히 연애와 관련해서 사람들이 갖는 환상이 있다. 나의 운명의 상대를 만나면 한눈에 알아보고 머릿속으로는 종이 울리는 그런 거 말이다. 사실 대부분의 연애는 첫눈에 나를 사로잡는 운명의 상대를 만나기보다 옷감에 물감 색이 스며들 듯 천천히 그 사람에 빠져드는 것이다. 언제 마주칠지도 모르는 특별함을 기다리기보다 우리의 수많은 평범한 일상에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을 주는 것이 삶을 살아가는 현명한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오늘 소개할 웹툰 ‘유미의 세포’는 평범한 일상에 관한 찬사를 담고 있다.

 

‘32억’, BTS 뮤직비디오 조회 수처럼 보이는 이 수치는 네이버 웹툰 ‘유미의 세포’가 기록한 누적 조회 수이다. 원작 인기에 힘입어 유미의 세포는 캐릭터 상품, 게임, 드라마 등으로 재창작되며 원소스멀티유즈의 대표 사례로 뽑히기도 한다. 네이버 웹툰에서 서비스하는 많은 웹툰 중에서 왜 사람들은 유미의 세포에 열광했을까? 나는 유미의 세포 인기의 원동력을 평범한 일상을 재해석하는 이동건 작가의 특별함에 있다고 생각한다.

 

작가의 창작 유형은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매력적인 가상의 세계를 창조해 독자를 환상 속으로 빠져들게 하는 작가와 평범한 일상을 색다른 관점으로 재해석하는 작가가 있다. 전자는 해리포터 시리즈를 창작한 조앤 롤링과 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창작한 톨킨을 예로 들 수 있다. 후자가 ‘유미의 세포’ 이동건 작가이다.

 

 

 

유미의 세포 주인공 유미와 주변 인물은 모두 평범하며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물론 후반부에 가서 유미는 유명한 작가로 구웅은 게임회사 사장으로 성공하지만, 떡볶이를 좋아하고 이해심 많고 사교성이 좋은 사람은 우리 주변에 한 명쯤 존재한다. 자존심 세고 전여친에 미련 있는 사람 또한 우리 주변에 한 명쯤 서식하는 캐릭터이다. 작중 인물과 인물을 둘러싼 감정, 상황 모두 우리 모두 쉽게 공감할 수 있어 유미의 세포의 독자들은 유미를 자신과 동일시하게 되고 그 결과는 작품에 대한 사랑으로 이어진다.

 

이동건 작가는 매력적인 캐릭터를 구축한 것에 더해 그만의 시선으로 평범한 일상을 재해석했다. 배고픔을 느끼거나 사랑에 빠지는 것을 신체의 생리적 작용이 아닌 배고픔과 사랑을 담당하는 세포가 날뛴다고 해석했다. 우리가 일상에서 느끼는 감정과 신체 생리 작용을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는 이동건 작가의 기발함에 독자는 빠져들었다. 여기에 귀여운 세포 캐릭터 디자인도 한몫했다.

 

유미의 세포에서 유미는 특별함을 좇는 인물이 아니다. 자신을 둘러싼 인물과 상황에 누구보다 충실하며 그들과 관계를 맺고 헤어지고 만남을 반복할 뿐이다. 그 속에서 유미는 본연의 자신을 이해하고 자신과 딱 맞는 사람과 일을 만나게 된다.

 

우리는 행운을 의미하는 네잎 클로버를 발견하면 기뻐하지만, 네잎 클로버 주변에 수많은 세잎 클로버는 행복을 상징한다. 수많은 행복 속에서 우리는 행운이라는 특별함에 사로잡혀 있다. 유미의 세포 주인공 유미와 이동건 작가가 평범한 일상을 소중하게 대하는 것처럼 우리의 일상 속에서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행복에 눈길을 주는 것이 우리 삶을 더 풍족하게 해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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