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FC의 극적인 득점으로 올해 K리그 2의 승격팀은 리그 우승을 차지한 제주 유나이티드와 승격 플레이오프를 거친 수원FC로 결정되면서 시즌이 마무리되었다. 지난 시즌에는 창단 이후 처음으로 승격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던 FC안양이지만 이번 시즌은 승격권과 거리가 먼 9위를 기록해 승격 플레이오프는 남의 집 잔치에 불과했다. 작년 3위와 올해 9위. 6 계단의 차이는 왜 발생하게 되었는지 시즌 기록을 통해 그 차이를 유추해보려 한다.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경기수를 단축해 시즌을 진행했기 때문에 전체 기록이 아닌 경기당 기록으로 작년과 올해를 비교했다.
먼저, 공격지표를 살펴보면 거의 모든 기록이 후퇴했다. 득점 기록을 본다면 안양은 올해 경기당 1 득점을 기록했고 작년은 경기당 1.75 득점을 했다. 0.75의 차이지만 리그 전체로 보면 경기당 1 득점은 리그 7위, 경기당 1.75 득점은 리그 2위의 기록이다. 팀 내 최다 득점을 보면 더 차이를 확연하게 알 수 있다. 안양의 이번 시즌 팀 내 최다 득점자는 7 득점을 기록한 아코스티다. 지난 시즌 안양의 최다 득점자는 14골을 넣은 조규성이다. 물론 아코스티는 19경기를 소화했고, 조규성은 33경기를 출전하며 기록한 득점이기에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그래도 안양의 득점 파괴력이 줄어들었음을 알 수 있다. 경기당 유효슈팅 기록을 보면 작년 안양은 경기당 유효슈팅 6.33개로 리그 3위였지만, 올해 안양은 경기당 유효슈팅 3.38개로 절반 가까이 줄어들며 8위로 떨어졌다. 경기당 슈팅수는 올해와 작년이 크게 차이 나지 않는 만큼 부정확한 슈팅이 많이 늘어났고 이는 골결정력 부재로 드러난 것이다.
패스 지표는 전반적으로 작년보다 좋아졌다. 작년 경기당 패스 횟수가 345.42개 인데 올해는 여기서 30개 정도 늘어난 372.19개이다.372.19개이다. 패스 횟수로 그 팀의 성적과 경기력을 논할 순 없지만 안양이 빌드업을 통해 경기를 풀어가려 했다는 점은 알 수 있다. 키패스 횟수도 작년보다 올해가 더 많다. 작년 6.25개에서 올해 6.62개로 늘었는데 권용현과 황문기, 주현우가 전방과 중원을 오가며 키패스를 뿌렸다. 특히, 황문기는 저번 시즌부터 이번 시즌 초까지 활약했던 이정빈의 공백을 성공적으로 메꿔주었다. 다음 시즌에 아코스티와 보조를 맞출 공격수가 합류한다면 황문기의 키패스는 득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패스 지표 대부분이 작년과 비슷하거나 개선되었지만 크로스 부분만은 후퇴했다. 작년 안양은 리그에서 가장 많이 크로스를 시도한 팀이었지만, 올해 안양은 리그에서 크로스 시도 횟수가 가장 적었다. 크로스 횟수가 줄어든 원인에는 선수 유출이 크다. 작년 안양 팀 내에서 가장 크로스 횟수가 많았던 선수는 팔라시오스, 김상원, 채광훈이다. 이 세 선수 모두 팀을 떠났고, 특히 지난 시즌 팔라시오스는 리그 2번째로 크로스 시도가 많았던 선수였다.
수비 기록을 보면 경기당 실점은 작년과 올해 큰 차이는 없다. 작년 경기당 실점이 1.37이고 올해 경기당 실점이 1.30으로 경기당 실점은 줄었지만 세부지표를 본다면 달라진다. 이번 시즌 안양은 경기당 지상 경합, 공중 경합, 태클 기록 모두 리그 최하위를 기록해 리그에서 수비가 불안한 팀에 속했다. 지난 시즌 K리그 2 수비 지표에서 상위권을 기록한 닐손 주니어가 팀에 합류했지만 이번 시즌 안양의 수비 지표가 떨어진 원인에는 다른 지표들처럼 선수 유출에 있다. 지난 시즌 안양은 전방에서 적극적인 볼 탈취 시도가 많았다. 조규성과 팔라시오스는 지상경합에서 리그 전체에서 손꼽힐 정도로 경합 시도에 적극적이었다. 특히, 조규성은 공중경합까지 좋은 기록을 보여주었다. 전방에서의 수비 지원이 줄어드니 팀 전반적으로 수비가 흔들리게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번 시즌 안양의 에이스는 아코스티였다. 시즌 초반 아코스티는 마우리데스와 함께 ‘조알팔 트리오’에 이은 안양의 새로운 공격조합으로 기대를 받았지만 마우리데스의 부진과 적응 실패로 아코스티 혼자서 북 치고 장구 치는 역할을 소화해야 했다. 아코스티가 돌파하고, 키패스를 넣고, 슈팅을 때리고, 득점을 넣었다. 아코스티가 가진 기량 자체는 충분하다. 부상으로 리그 8경기를 결장했지만 득점 10위 안에 들었고, 경기당 평균 2.84개의 슈팅을 기록했는데 리그 4위에 해당한다. 드리블 기록은 리그 2위일 정도로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줘 다른 팀 선수들에게 많은 견제를 받아 리그에서 3번째로 파울을 얻어냈다. 다음 시즌 안양이 승격하기 위해서는 아코스티의 능력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시즌이 마친 후 안양은 두 시즌 동안 팀을 지휘한 김형열 감독과 합의하에 계약을 종료했다. 최대호 안양 구단주는 다음 시즌 승격을 위해 더 많은 지원을 약속했고, 안양은 새로운 감독을 찾고 있다. 매 시즌 선수 절반 가량이 바뀌는 안양이지만 다음 시즌 승격을 위해서는 이번 시즌 좋은 활약을 보여준 선수는 지켜야 할 것이다. 특히나, 공격, 중원, 수비에서 한 축을 담당하는 아코스티, 황문기, 닐손 주니어를 지키고 이적 시장에서 이들과 호흡을 맞출 수준급의 선수를 데려온다면 2019 시즌의 성적을 다시 이뤄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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