램파드가 떠난 자리에 부임한 투헬 감독은 스탠포드 브릿지에 도착한지 얼마 되지 않아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을 펼쳤다. 기술적이고 발 빠른 선수들이 많아 까다로운 울버햄튼을 상대로 0대0 무승부를 거두며 괜찮은 데뷔전을 보냈다. 아직까지 투헬만의 색이 드러나진 않았지만 과거 PSG 감독 시절 사용하던 전술을 통해 앞으로 첼시가 어떻게 바뀔지 유추해 볼 수 있다.
투헬 감독은 PSG를 2시즌 반 동안 지휘하며 남긴 전술의 키워드는 ‘네이마르 시프트’와 ‘공간 활용’이라고 할 수 있다. 네이마르는 바르샤 시절과 PSG에 투헬이 오기 전까지 측면에서 주로 활약했다. 측면에서 화려한 개인기와 빠른 발을 활용해 중앙으로 침투해 패스와 슛으로 득점을 만드는 것이 네이마르의 강력한 무기였다. 투헬 감독이 부임하면서 네이마르의 위치는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옮겨졌다. 중앙 지역에서 네이마르는 전방의 카바니, 음바페, 디마리아를 향해 날카로운 침투 패스를 뿌리거나 전방 선수들이 상대 수비수의 시선을 끄는 사이에 후방에 침투해 프리하게 득점으로 마무리했다. 네이마르의 중앙 활용으로 PSG는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이라는 성과를 올렸다.
투헬 감독은 PSG 부임 이전인 마인츠, 도르트문트에서도 공간 활용을 최대한 활용하는 감독이었다. 전방 선수들이 빈 공간을 향해 끊임없이 찾아 들어갔고 좌우 풀백을 윙어처럼 최대한 올려 측면 공격을 풀백에게 전담시켰다. PSG에서도 중앙 지역에 네이마르, 카바니, 음바페가 위치해 상대 수비가 중앙에 쏠리면 공간이 많이 생긴 측면 지역에 좌우 풀백이 올라와 자유롭게 크로스를 올리거나 직접 득점을 올리기도 했다.
투헬 감독이 첼시에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는 최적의 조합을 맞추는 것이다. 램파드 체제에서 첼시는 최적의 선수 조합을 찾지 못 했다. 지루, 타미, 베르너 세 선수를 모두 활용하기 위해 베르너는 측면에 배치돼 부진에 빠져 버렸고, 지루와 타미는 들쑥날쑥한 출전 기회로 좋은 폼을 계속 이어가지 못했다. 특히 지예흐와 하베르츠 두 선수를 공존시키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현재 첼시 선수진은 빠르고 기술적이고 공간에 대한 이해도가 충실한 젊은 선수들로 이뤄져 투헬의 입맛에 맞는 선수들이 많다. 좌우 풀백인 벤 칠웰과 제임스는 PSG 부임 시절 베르나트-뫼니에 콤비처럼 공격적으로 활용한 가능성이 높다. 또한, 투헬 감독이 PSG 부임 시절부터 칸테의 영입을 노렸기 때문에 칸테가 투헬 감독의 총애를 받을 확률도 높다. 네이마르를 공미로 활용한 것처럼 하베르츠, 지예흐, 마운트 중 한 선수가 네이마르처럼 활용할 수도 있다. 과연 누가 투헬의 총애를 받게 될지 다음주 번리전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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