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경기에서 승점 4점. 하위권 팀에서나 볼 수 있는 승점을 쌓은 팀은 바로 첼시다. 한 달 전만 해도 첼시 역사상 챔피언스 리그 조별예선에서 역대급 승점을 쌓았고, 리그에서 리버풀의 대항마로 거론되던 첼시였지만 상황이 반전되었다. 크라스노다르전 무승부를 시작으로 쭈욱 부진에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부진하는 감독에게 인내가 적은 첼시의 전통에서 램파드 감독은 이번 겨울을 잘 날 수 있을까.
최근 첼시 홈구장에서 펼쳐진 맨시티와의 경기에서 1대3으로 대패한 첼시에겐 변명의 거리도 없었다. 맨시티는 코로나와 부상으로 정상적인 스쿼드를 가동하지 못 했고 후보 명단에는 유스 선수들이 대거 포함되었다. 아게로의 컨디션 난조와 제수스의 결장으로 최전방에 생긴 구멍을 데브라이너의 전진 배치로 메웠는데 이게 대성공했다. 데브라이너는 최전방 위치에서 첼시 수비진을 농락하며 많은 기회를 창출했고 득점까지 기록했다.
맨시티와의 경기가 끝난 이후 영국 현지에서 다양한 논평이 나왔다. 게리 네빌은 이날 맨시티의 경기력에 대해 '이번 시즌 최고의 경기력'이라며 극찬했고, 로이킨은 첼시에 대해 '충격적'이라고 혹평했다. 또한, 로이킨은 이번 시즌이 코로나로 인해 힘든 시즌인 것을 감안해도 첼시 선수들의 퍼포먼스가 충분하지 못하고, 에너지가 떨어져 보인다고 평했다. 첼시의 형편없는 경기력은 세 번째 실점 장면만 봐도 확인할 수 있었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칸테를 제외하고 다른 선수들이 전부 올라가버렸고 시티의 역습으로 이어졌다. 칸테가 스털링을 열심히 쫓아가 추가 실점을 막기 위해 분전했으나 실패했고, 이 과정에서 칸테를 제외한 나머지 첼시 선수들은 백업도 늦고 추가 실점을 막으려는 노력도 보이지 않았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첼시의 공격과 수비는 인상적이었다. 칠웰-티아고-주마-제임스로 이어지는 포백 라인과 멘디의 활약으로 안정적인 수비력을 선보여 어느 시즌보다 클린시트를 기록했다. 공격진에서는 전반적인 선수들의 퍼포먼스가 좋아 어떤 선수를 선발로 내세울지 고민할 정도로 첼시는 공수 모두 좋은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크라스노다르전 무승부 이후로 부진에 빠졌다. 공수 모두 흔들리고 있고 좋았던 선수들의 폼도 엉망이 되었다. 특히, 베르너의 부진이 심각하다. 베르너는 12경기 연속 무득점에 그치고 있고 자신감도 예전보다 떨어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빠른 발을 활용한 공간 침투가 강점인 베르너를 매경기 선발 출전시키고 제 포지션이 아닌 측면에서 뛰다 보니 체력과 경기력 둘 다 놓치고 있다.
첼시의 부진은 램파드 감독의 책임이 가장 크다. 이번 시즌을 대비해 데려온 선수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 하고 있고, 선수진 관리에서도 부족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야심 차게 영입한 베르너와 하베르츠는 아직까지 분데스리가에서 보여줬던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데 램파드 감독이 두 선수의 활용법을 아직 못 찾은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한다. 램파드 감독이 초보 감독이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경기는 아스날과의 경기였다. 당시 아스날은 맨시티처럼 부상으로 정상적인 스쿼드를 가동하지 못하고, 계속된 부진으로 분위기가 좋지 않아 첼시가 매우 우세한 경기라고 점쳐졌다. 램파드 감독은 아스날 전에서 부상을 안고 있던 제임스와 칠웰을 선발 출전시키고 경기에서 잘 나오지 않던 코바치치를 출전시키며 패배했다. 무리한 선수 기용과 결과도 얻지 못한 최악의 경기였다. 아스날 경기 이후 부진하던 아스날은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고, 첼시의 분위기는 더욱 침울해졌다.
로만이 첼시를 인수한 이후 많은 감독이 첼시 감독직을 거쳐갔다. 램파드 감독이 지휘한 첼시의 평균 승점은 1.67점 이다. 이 수치는 로만 인수 이후 역대 첼시 감독 중에서 가장 낮은 수치이다. 첼시는 부진하는 감독에게 시간을 주지 않기로 악명 높은 전통이 있다. 첼시 레전드 램파드에게 아직까지는 그 어떤 첼시 감독들보다 로만 구단주의 인내와 배려가 주어지고 있으나 부진이 더 이어진다면 첼시에서 램파드의 자리는 없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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