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랜드의 추격을 물리치고 침체된 분위기에서 벗어난 FC안양이 아산 무궁화를 상대로 첫 승에 도전한다. FC안양과 아산무궁화는 오는 17일 오후 7시 안양 종합 운동장에서 2017 KEB 하나은행 K리그 챌린지 30라운드 경기를 앞두고 있다.
아산무궁화는 올 시즌부터 안산에서 아산으로 연고지를 옮겨 K리그 챌린지에 참가하고 있다. 이미 지난 세 차례 안양과의 맞대결에서 모두 승리해 안양에 압도적으로 강한 모습을 보였다. 안양은 아산과의 경기에서 한 골도 기록하지 못할 정도로 약한 모습을 보였지만, 최근 아산이 하락세를 보여 이번 경기가 아산을 잡을 절호의 기회다.
안양은 최근 4경기 1승 2무 1패로 경기력이 안정되고 있다. 특히 지난 서울 이랜드 전에서 보여준 전반 45분간의 경기력은 올 시즌 최고의 모습이었다. 맹렬한 상승세를 보이며 안양을 추격하던 서울 이랜드의 기세를 꺽고 중위권 순위를 지켜냈다. 4경기 11실점으로 수비는 아직 불안한 모습을 보이지만, 반대로 득점은 4경기 9득점으로 확실히 살아났다. 득점원도 조석재, 정재희, 김효기, 루키안까지 공격 자원 모두 골고루 득점에 기여하고 있다. 팀 득점 또한 36득점으로 리그에서 4번째로 높은 기록이다.
안양에서 주목해야 할 선수는 루키안과 정재희다. 루키안은 탄탄한 피지컬 능력과 침착한 마무리 능력을 뽐내며 2경기 연속골을 기록하고 있다. 전방에서 루키안이 확실히 버텨주니 주변 공격자원들에 공간이 생겨 시너지 효과가 생기고 있다. 그 수혜를 조석재와 김효기가 받고 있다. 이 둘은 시즌 초중반 이후 득점이 저조했지만 여름 이적시장에서 루키안이 합류한 이후 다시 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아산의 수비진을 공략할 열쇠는 정재희가 쥐고 있다. 정재희는 올 시즌 8골 4도움으로 팀 내 최다 득점, 도움을 달리고 있다. 물오른 득점력과 빠른 발을 활용한 돌파가 인상적이다. 아산의 수비가 탄탄한 편이지만 루키안이 전방에서 버텨주고, 정재희가 측면에서 수비를 흔든다면 아산의 방패를 깰 수 있다.
아산은 9월 23일부로 김은선, 조성진, 최보경을 비롯한 핵심 선수 9명이 전역해 전력에 공백이 생겼다. 선수 이탈로 어수선한 틈을 타 최근 4연패를 당하며 분위기까지 뒤숭숭하다. 7월까지 승격권인 3위를 달렸지만, 최근 5위까지 떨어지며 승격 가능성이 희박해지고 있다. 선수단 공백으로 팀을 재정비하다 보니 아직 선수들 간 조직력의 짜임새가 부족하다. 특히나 극심한 골 결정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팀 득점이 28경기 30득점으로 안산과 함께 리그 최하위 득점력을 보인다. 김현과 한의권이 3득점으로 팀 내 최다 득점자일 정도로 확실한 득점 자원이 부족하다.
수비 부분은 29실점으로 리그 최소실점 3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최근 들어 수비가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지난 대전과의 경기에서 역전패한 것이 대표적이다. 대전 박재우의 이른 퇴장으로 수적 우위와 김현의 득점으로 경기를 매우 유리하게 이끌고 갔지만, 경기 종료를 앞두고 2골을 수비 실책으로 헌납해 분위기를 바꿀 기회를 날렸다. 매 경기 세트피스 실점을 허용하고 있고, 수비 맨마킹을 번번이 놓쳐 위기 상황을 내주고 있다. 수비진 실책도 계속 나오고 있어, 시즌 초중반 탄탄했던 수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
아산에서 주목해야 할 선수는 김현과 이주용이다. 김현은 지난 대전 경기에서 팀은 패했지만, 선수 본인은 득점을 기록하고, 위협적인 움직임을 여러 차례 펼쳐 아산 공격 자원 중에서 가장 좋은 컨디션을 보였다. 지난 8월 안양과의 경기에서도 1골 1도움을 기록해 맹활약을 펼쳐 안양 수비진이 예의 주시해야 할 선수다. 이주용은 아산 측면 공격의 중심이다. 아산은 주로 이주용을 활용한 왼쪽 측면 공격이 활발하다. 측면에서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리거나, 페널티 지역으로 치고 올라가 위협적인 슈팅을 날리기도 한다. 안양이 아산과의 경기를 확실히 잡으려면 이주용을 꽁꽁 묶는 것이 핵심이다.
두 팀 모두 수비 불안에 시달리고 있어 수비 문제를 해결하는 팀이 이번 경기의 승자가 될 확률이 높다. 하지만 공격 자원이 살아난 안양에 비해 아산은 공수 모두 문제를 보인다. 다만 최근 들어 아산 선수단에 합류한 김민균이 아산 공격진에 창의성과 활력을 안겨 주고 있어 답답한 아산의 공격진에 해결책이 될 수도 있다.
이번 안양과 아산과의 경기는 창과 방패의 대결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창은 날카로워진 반면 방패는 허술해졌다. 안양이 승리해 아산을 상대로 첫 승을 기록할지, 안양을 상대로 3연승을 기록 중인 아산이 승리해 침체한 분위기를 반전할지 다가오는 17일 경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2017년에 작성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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