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드라마와 영화에서 본격적으로 멀티버스 세계관이 들어가면서 어려움을 호소하는 관객들이 있는데 사실 마블 멀티버스 세계관보다 더 복잡한 영화가 있습니다. 2009년 개봉된 미스터 노바디는 한 영화 안에 9개의 세계관을 그려 냅니다. 오늘은 영화 미스터 노바디의 리뷰를 전달합니다.
주인공 니모의 상상
미스터 노바디는 동화 같은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우리는 태어나기 전에 환생을 기다리며 망각의 천사로부터 망각을 선물로 받습니다. 인간은 환생하기 전 자신의 미래를 알고 있어 망각의 천사를 통해 새로운 인생을 새롭게 출발하게 됩니다. 그런데 주인공 니모는 천사의 실수로 자신의 미래를 그대로 알고 있는 상태에서 태어나게 됩니다.
자신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니모는 자신의 인생에서 중요한 분기점에서 어떻게 선택을 하냐에 따라 인생이 어떻게 바뀌는지 모든 경우의 수를 상상합니다. 예를 들어 부모님이 이혼을 결정하면서 니모는 엄마와 아빠 중에서 한 명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둘 중 누구를 선택하냐에 따라 사고를 당해 식물인간이 될 수도 미래의 아내가 바뀌게 됩니다.
열차 플랫폼에서 니모는 누구를 따라가야 할지 고민에 빠지고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미스터 노바디의 서사가 진행됩니다. 그때부터 영화는 니모가 상상하는 9가지의 미래의 모습입니다. 9가지 인생이 서로 겹치는 방식으로 영화가 흘러가기 때문에 영화 흐름을 잘 따라가야 영화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미스터 노바디는 자코 반도르말의 연출과 주인공을 연기한 자레드 레토의 열연이 돋보이는 영화입니다. 자코 반도르말은 다양한 미장센을 통해 관객이 길을 잃지 않도록 영리하게 연출을 했으며 자레드 레토는 9가지 인생을 연기하며 각기 다른 인생의 감정과 심리를 섬세하게 표현했습니다.
완벽한 선택은 허구
자코 반도르말 감독은 니모의 사랑을 통해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담았습니다. 주인공 니모는 자신의 선택에 따라 진, 엘리스, 안나 중에서 한 명과 인연을 맺게 됩니다. 앞에서 말했듯 꼬마 니모는 열차 플랫폼에서 어떻게 선택해야 완벽한 사랑과 인생을 얻을 수 있는지 상상합니다.
영화 막바지에 가서 니모는 모든 상상을 한 다음 선택을 내려야 하는 순간에서 결정을 하지 못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모든 선택의 결과를 알게 되니 선택을 망설이게 되는 상황에 빠졌습니다. 니모는 어딘가로 향해 뛰어갑니다. 자신이 예측하지 않았던 우연에 기대어 새로운 선택을 하고 거기서 만족감을 얻습니다.
여기에 자코 반도르말의 메시지가 있습니다. 우리에게 완벽한 선택이란 허구이며 우리가 선택하지 못한 과거의 선택에 미련 갖지 말고 자신의 선택에 최선을 다하자.
영화 초반부에 비둘기 실험 장면이 나옵니다. 밀폐된 공간에 갇힌 비둘기는 자신에게 정기적으로 공급되는 먹이가 왜 지급되는지 알 수 없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날갯짓을 한 순간에 먹이가 나오자 날갯짓이 먹이가 나오는 조건이라고 판단해 무의미한 날갯짓을 반복합니다. 니모가 완벽한 선택을 위해 모든 경우의 수를 상상하는 행위와 비둘기가 날갯짓하는 행위는 별반 차이가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미스터 노바디는 쉬운 영화는 아닙니다. 다소 복잡하기도 하고 분량도 2시간 30분이나 되기 때문에 영화 중반까지 못가고 시청을 멈출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추천하는 이유는 퍼즐 조각처럼 분절되어있는 영화의 흐름이 후반부로 갈수록 맞춰져 가는 과정이 매력적이고 영화 전반의 메시지와 출연 배우들의 연기가 매력적이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2~3회차 시청을 추천드리며 미스터 노바디는 티빙에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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