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괴인이에요, 영화 괴인 리뷰 정보
본문 바로가기
내맴리뷰_영화

I AM 괴인이에요, 영화 괴인 리뷰 정보

by 박달타운 2023. 11. 22.

영화-괴인-포스터
출처 : 다음 영화

최근에 한국 독립 예술 영화 중에서 관심을 받는 작품이 있습니다. 바로 '괴인'인데요. 특이한 포스터와 주인공의 모습만큼이나 영화는 상당히 기존 영화와 다른 문법을 시도했습니다. 그 결과 부산 국제 영화제부터 서울 독립 영화제까지 국내 유수의 영화제에서 수상하며 작품성도 인정받았습니다. 오늘은 영화 괴인의 리뷰를 전달합니다.

 

 

 

괴상해서 괴인인가

 
괴인
운전을 하던 목수 ‘기홍’은 자신의 차 지붕이 찌그러진 걸 우연히 발견한다공사 중인 학원 앞에 세워 둔 차 위로누군가 뛰어내린 사실을 알게 된 ‘기홍’은범인을 찾자는 집주인 ‘정환’의 부추김에늦은 밤 학원으로 향하고,신원 미상의 인물이 창밖으로도망치는 것을 목격하는데…“누군가 창밖으로 뛰어내린 밤부터모든 것이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했다”
평점
7.8 (2023.11.08 개봉)
감독
이정홍
출연
박기홍, 최경준, 이소정, 안주민, 이기쁨, 전길

 

괴인의 스토리 자체는 단순한 편입니다. 친구와 목수일을 하는 기흥이 어느 날과 마찬가지로 의뢰를 받아 인테리어 작업을 하며 일상을 보냅니다. 쉬는 날, 임대인과 임차인 관계인 형님과 차를 탔다가 자신의 차 지붕이 찌그러졌다는 것을 발견하죠. 기흥은 기억을 더듬으며 차를 찌그러뜨린 범인을 찾고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일을 담담하게 담았습니다.

 

영화-괴인-주인공-기흥
출처 : 다음 영화

 

영화의 주인공 기흥은 상당히 독특한 인물입니다. 그래서 괴인이라는 제목 자체는 기흥이라는 사람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제목 그대로 괴인인 기흥은 매우 입체적이라고 볼 수 있죠. 허세와 여자, 외로움에 찌든 남자로 보이면서도 의외의 젠틀함이 보이고도 하죠.

 

기흥의 일상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있어 보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능력도 돈도 많아 보여야 하고 남자 대 남자로서도 우위에 있어야 합니다. 기흥이 목수일은 하고 있지만 친구 경준과의 대화를 보면 경력이 얼마 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경준이 일당이 적다며 토로하면서 기흥에게 너도 나처럼 경력이 적지 않냐고 하듯이 말이죠.

 

술집에서 처음 본 여자에게 본인이 세 들어사는 집을 보여주며 놀러오라고 하고 일터에서 친구 경준과 일꾼들에게 거칠게 대하는 경준의 모습에는 그의 컴플렉스에서 기인합니다. 가족과의 만남에서 유추해 보면 기흥은 멀쩡한 직장을 다니다가 관두고 목수일에 뛰어든 것으로 보입니다. 있는 척은 하지만 아직 수익, 사업적으로 안정적이지 않아 가족들 앞에서는 한껏 허세를 부리기 어려워 도망치는 선택을 하죠. 본인이 불안하니 괜스레 친구와 일꾼들에게 목소리가 높아지고 오랜만에 만난 친구에게도 거짓으로 자신이 성공했다고 자랑하는 것이죠.

 

자, 이제 누가 괴인이지?

영화-괴인-주요인물
출처 : 다음 영화

 

괴인의 영어 제목은 'a wild roomer'입니다. 직역하면 이상한 세입자라고 할 수 있네요. 저는 이상한 세입자가 더 이 영화에 어울린다고 느꼈습니다. 이상한 세입자는 주인공인 기흥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영화를 천천히 보면 주요 인물 모두가 이상한 세입자에 속합니다.

 

우선, 기흥과 자주 어울리는 경준과 정환을 보죠. 경준은 기흥과 고향 친구로 보이는데 변변한 직장이 없다가 기흥의 목수 일을 도우면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기흥이 허세만 있고 능력은 별로 없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세 들어 사는 집에서 침대에 누워 영상 시청으로 하루하루를 허비하기만 합니다.

 

기흥이 세 들어 사는 집의 주인 정환은 어떨까요. 기흥 못지않게 상당한 괴인입니다. 잘 사는 가족덕에 좋은 집에서 일도 안하고 놀 궁리만 하고 있죠. 기흥의 차와 관련한 사건에서도 일의 발단은 대부분 정환의 심심함에서 기인합니다. 별일을 별일이 되게 키운 게 정환이죠.

 

그 외에 기흥이 의뢰인인 피아노 교습소의 여주인과 기흥의 차 지붕을 망가뜨린 하나, 정환의 아내 현정도 모두 어딘가에 세 들어있는 세입자 신분이며 각자 모두 일반적이지 않은 행동과 말들을 쏟아냅니다. 모두가 조금씩 상식선에서 비틀어있는 모습을 보인다면 누구를 괴인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영화는 관객에게 묻는 것 같습니다. 이 중에 누가 괴인인지, 그리고 누가 누구를 이상하다고 판단할 수 있는 것인지 말이죠.

 

 

그래서 재밌냐고 묻는다면?

영화-괴인-스틸컷
출처 : 다음 영화

 

그래서 이 영화 재밌냐고 묻는다면 저는 아니라고 답하겠습니다. 한 마디로 말해서 괴인은 일반적이지 않고 어렵습니다. 예술 영화임을 감안해도 기존 영화 문법과 다르고 캐릭터를 다루는 방식도 특이합니다.

 

기흥의 차를 망가뜨린 범인을 찾는 메인 서사에서 다른 이야기와 주변 인물을 그려내는데 상당히 템포가 느리고 재미와 매력을 느끼기에는 어려웠습니다. 화면이 깨진 기흥의 스마트폰에서 피아노 교습소 여주인에게 보내는 추파와 경준과의 말싸움은 흥미롭기보다 늘어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결말 부분도 글쎄요. 이렇게 끝난다고? 의아함이 더 컸습니다. 영화의 결말은 확실한 답안을 주는 게 아니라 관객 나름대로 해석할 여지를 주게 만드는데요. 영화 출연진 모두가 괴인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럴 수 있겠다 싶기는 합니다. 하지만, 기억에 남을 만한 결말은 아니었고 일반적인 영화 취향을 갖고 있다면 크게 재미를 느낄 영화는 아니라고 판단하네요.

댓글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