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연말 최고의 영화, 고레에다 히로카즈 '괴물' 리뷰 정보 (괴물 의미, 교장, 결말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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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연말 최고의 영화, 고레에다 히로카즈 '괴물' 리뷰 정보 (괴물 의미, 교장, 결말 해석)

by 박달타운 2023. 12. 11.

영화-괴물-포스터
출처 : 다음 영화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화를 좋아하시나요? 혹은 잔잔한 드라마 장르의 영화를 좋아한다면 이 영화는 재밌게 볼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에 개봉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괴물'은 평론가들의 호평을 받으며 출발해 현재는 관객들도 칭찬 일색을 하고 있죠. 괴물의 리뷰를 전달합니다.

 

 

 

괴물의 의미

괴물-영화-남자주인공
출처 : 다음 영화

제목이 괴물이듯 영화는 일관된 시선으로 괴물이 누구인지 관객에게 묻고 있습니다. 간략한 스토리는 이렇습니다. 싱글맘 사오리는 하나뿐인 아들 미나토에게서 이상한 점을 발견하게 됩니다. 학교에 찾아가게 되면서 미나토에게 큰일이 벌어졌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러면서 미나토와 사오리를 둘러싼 주변 인물들 간의 관계에서 일어나는 소동이 일어나고 그 결과 숨겨진 진실이 드러나게 됩니다.

 

전개는 평면적으로 시간순이 아닌 3부 구성으로 진행됩니다. 1부는 싱글맘 사오리의 시선으로 2부는 미나토의 담임 선생님인 호리의 시선으로 3부는 미나토의 시선으로 영화가 흘러갑니다. 그래서 시간이 앞으로 가다가 뒤로 가다가 반복하며 1, 2부에서 의문을 남기면 3부에서 해소되는 방식으로 연출했죠. 그래서 일반적인 영화 연출을 선호하는 분들에게는 복잡하고 불친절한 영화라고 느낄 수 있습니다.

 

다시 돌아가서 영화가 말하는 괴물은 무엇일까요? 미나토와 요리는 영화 내내 괴물이라는 단어를 자주 입에 올립니다. 미나토는 영화 초반부터 엄마에게 인간에게 돼지의 뇌가 이식되면 인간이 맞냐고 물어보기도 하죠. 요리 또한 괴물이 누구지 노래를 부르고 다닙니다. 영화상에서 괴물이라고 명확히 지칭되는 인물은 요리입니다. 요리를 괴롭히는 반 친구들과 아들을 학대하는 아버지는 요리를 정상적이지 않다고 여기죠.

 

하지만 3부까지 영화를 보게 되면 괴물이 누구인지 혼란스러워집니다. 각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괴물이 달라지고 관객의 가치관과 생각에 따라 괴물의 대상은 달라집니다. 동료 선생을 희생시키고 사건 해결에 미온적인 교장이 괴물일지, 학교 폭력 이슈로 상처받은 학부모 앞에서 실언과 가벼운 행동을 일삼는 호리 선생님이 괴물일지, 순수하고 착한 요리를 괴롭히고 침묵하는 반 친구들이 괴물일까요. 영화에 등장하는 거의 모든 등장인물들은 괴물 같은 면을 하나씩 갖고 있습니다. 영화를 감상하시고 한 번 괴물은 누구인지 생각해 보시면 좋겠네요.

 

몰입감 있는 배우들의 연기력

영화-괴물-싱글맘
출처 : 다음 영화

괴물은 연출도 훌륭하지만 개인적으로 배우들의 몰입감 있는 연기가 가장 인상에 남았습니다. 조연부터 주연 배우들까지 연기들이 매우 훌륭했죠. 연기 경험이 거의 없는 요리 역을 맡은 히이라기 히나타와 미나토 역을 맡은 쿠로카와 소야의 연기도 좋지만 저는 두 배우의 연기가 좋았습니다.

 

먼저, 미나토의 엄마 역할을 맡은 안도 사쿠라 입니다. 안도 사쿠라는 이전에도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호흡을 맞춘 적이 있습니다. 어느 가족에서 노부요 역을 맡아 연기했었죠. 불륜 여행을 가다가 사고로 목숨을 잃은 남편의 기일을 살뜰히 챙기고 미나토가 계속 어긋나게 굴지만 당차고 씩씩하게 아들을 돌보는 어머니를 보여줍니다. 아들 앞에서는 웃음과 유머를 잃지 않지만 아들이 없는 상황에서는 어느 어머니처럼 감정적으로 절박하고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주죠.

 

특히, 교장과 호리 선생님과의 면담 장면에서 그렇습니다. 교장이 심리적인 장치로 손녀 사진을 눈에 띄게 배치해 두며 사오리의 마음을 누그러뜨리려 하지만 정확한 상황 설명과 재발 방지에 대해서 미온적이게 구는 교장 앞에서 사진을 던지며 소리 지르는 장면이 압권입니다. 미나토와 병원을 진료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아들이 숨기고 있는 비밀을 털어놓게 만드는 롱테이크 샷도 이 영화의 명장면입니다.

 

영화-괴물-교장
출처 : 다음 영화

 

안도 사쿠라 다음으로는 교장 선생님 역할을 맡은 다나카 유코의 연기도 좋았습니다. 좋은 걸을 넘어 호감가지 않고 얄미웠죠. 1979년에 연기에 데뷔해 40년 넘게 쌓은 연기 내공이 드러났다고 생각합니다. 영화를 보고 나서 각 인물들만에 이해할 지점이 있었다고 생각해 영화 속에서의 행동들이 그럴만했다고 느꼈습니다. 그런데 교장 선생님은 아니었습니다. 이 인물은 참 이해하기 어렵고 무책임하다고 봤습니다.

 

사고로 손녀를 차에 친 다음 교장으로서의 체면을 지키기 위해 남편이 대신 죄를 뒤집어 쓰게 했습니다. 미나토와 요리의 사건은 학내에서 벌어진 학교 폭력이지만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일을 더 키우기만 했고 결국 부하 직원인 호리 선생이 모두 책임을 지게 했죠. 후반부에 가서도 딱히 반성하거나 문제를 다시 해결하려는 모습은 없고 거짓말이었다고 고백하는 미나토에게 고민과 문제는 호른을 불며 넘기라고 해버립니다. 아이러니한 것은 미나토와 교장이 나름 평화롭게 악기를 불고 있을 때 호리 선생은 옥상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일보직전이라는 것이죠.

 

 

괴물 결말 해석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니 아직 관람 전이라면 이 파트는 넘기시길 추천드립니다.

 

영화-괴물
출처 : 다음 영화

 

미나토와 요리는 자신들이 괴물이라고 느낍니다. 특히, 요리는 자기 뇌가 돼지 뇌라고 여길 정도죠. 요리와 미나토가 자신들을 괴물이라고 여기는 이유는 성적 지향에 있습니다. 요리는 남자를 좋아합니다. 예전부터 남자를 좋아한다고 깨달았던 것 같고 그걸 알게 된 요리의 아버지가 개조라는 목적으로 요리가 성적 정체성을 바꾸려고 학대를 하죠.

 

미나토는 요리로 인해 자신의 성적 정체성을 어렴풋이 알게 됩니다. 물론 미나토는 영화 상에서 요리에 대한 감정이 헷갈리는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요리에 대한 감정이 사랑인지 단순한 우정인지 고민하고 있죠. 중요한 것은 반에서 따돌림을 당하는 요리라는 남자애를 미나토가 호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미나토에게 벌어졌던 사건과 감정, 생각을 있는 그대로 엄마와 학교 선생님에게 고백하면 미나토는 학교 생활을 넘어 앞으로의 인생이 힘들어진다는 것을 알게 되어 영화 내내 도망가고 숨었습니다.

 

하나뿐인 엄마에게도 자신의 감정을 그대로 고백하지 못하는 미나토는 요리와 함께 자신만의 아지트인 폐기차에서 온전하게 쉬고 마음을 표현합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인터뷰를 보면 촬영 중간에 아역 배우 중 한 명이 꿈을 꿨다고 고백했다고 합니다. 꿈의 내용은 미나토와 요리가 나중에 죽는다는 것이었는데요. 히로카즈 감독은 그 이야기를 듣고 아역 배우에게 미나토와 요리는 죽지 않고 긍정적인 결말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감독의 말처럼 이 영화는 해피엔딩입니다. 산사태가 그치고 요리와 미나토는 폐기차에서 빠져나와 자유롭게 들판을 뛰어다니며 영화는 끝납니다. 괴물이 아니라 다시 태어났냐고 미나토가 요리에 묻자 요리는 그건 아니라고 말합니다. 미나토와 요리가 말하는 다시 태어난다는 의미는 두 가지를 말하죠. 일반적인 사람들처럼 이성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바뀐다거나 동성을 좋아해도 평범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뜻합니다. 두 가지 중 뭐가 됐던 요리와 미나토는 다시 삶을 힘차게 살아갈 용기와 원동력을 얻었고 다시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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